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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03월24일 12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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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미래 경쟁력은 문화예술에서 나온다.

지난 십 수 년 사이, 국내의 문화예술계에서는 르네상스를 맞은 듯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수한 해외작품들의 소개와 함께, 국내작가들의 작품 활동,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공연예술, 특히 연극에서는 비록 몇몇 이름난 작품에 한정되기는 했지만, 많은 호응이 있고, 순수음악, 미술 분야에서도 대중화가 일어나고 있는 경향이다.

흔히 한 사회의 발전지표로 이해되는 문화예술의 소비에서, 이런 일반의 관심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소득과 산업이 적정한 단계에 오르면, 사회의 꾸준한 성장에는 문화예술분야가 견인차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상품 디자인의 중요성이나 관광사업의 스토리텔링처럼, 산업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새로운 사업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문화사업의 현주소를, 오늘의 시점에서 점검하고 내일에 대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그런 차원에서 편집부는 선인사회 회장이시며, 신문의 발행인이기도 한, 김용찬 회장님을 만났다. (대담 이 훈영기자)

이: 최근에도 여전히 대안학교와 각 사회단체에 강의를 다니시면서 문화예술분야의 중요성을 계몽하시고 있는데,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제가 요즘은 신문에만 매달려서 선인사회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서....

김: 계몽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요. 모두가 그 필요성은 다 알고 있어요, 워낙 다양한 세상이니까. 내용도 그전에 같이 다니면서 했던 이야기에서 별 다르지 않습니다...달라진 것이 있다면, 취직난 심한 시대에 먹고사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것만 달라졌지요. 

이: 네, 젊은 사람들의 취직난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문화예술분야의 발전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경제문제하고는 다른 분야를 다루는데도 결국 그런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김: 경쟁이 심해지고 늘 생존이 그 첫 번째 화두에 오르다 보니,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자연히 경제적 관점을 배제할 수가 없나 봅니다. 산업사회가 복잡하게 발전하면서 우리들의 사회도 전통적인 모습과 많이 달라졌지요.
이를테면 과거에는 일상에 필요한 것들을 서로 나누면서 해결했지만, 이동이 심해지고 가족마저 해체되다보니 지금은 모든 것을 개인이 마련해야합니다. 자연히 소비하고 소유해야 할 것은 많아졌고, 생존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게 된 것입니다.

문화예술분야 아직도 척박하다.

이렇게 모두 발등의 불만 쳐다보고 살다보니, 결국 대화는 돈 버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문화예술분야만 아니라 이런 일에서 초연해야 할 종교분야까지도 재정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돈을 만드는 곳도 아닌 문화예술 쪽은 더 어려워져서, 과거처럼 먹고사는 것과 적당히 무관하게 지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일단 수익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지요.

연극 같은 공연예술분야는 오래전부터 꿈과 현실이 달라, 활동하는 연극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일이지요. 순수미술 분야만 해도 한해에 쏟아져 나오는 젊은 작가들의 수는 많은데, 대중에 알려지고 작품 활동이 왕성한 사람은 많지 못합니다. 

이: 그래도 최근의 미술 분야는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 같이 보이는데요?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은 그 가격만 해도 깜짝 놀랄 수준이라, 유명화가가 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꿈같습니다만.

김: 그것은 지명도가 높은 몇몇 대가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일이지요. 젊은 신예작가들에게는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그 수준의 작가가 되자면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무명시절이 긴 것이지요.

몇 년 전 부터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아시아프 같은 기회도 있고, 여러 경로를 통한 작품 발표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워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과 같이, 최근 미술 분야가 갑자기 대중의 관심을 얻은 것도 우리 사회가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재산을 은닉하려는 재력가들의 한 수단으로 부각되어, 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더 큰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사실 대국적으로 보자면, 어떤 필요에 의하던 간에 시장이 활성화 되고 미술작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그것이 발전의 계기가 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홍보에 능한 사람들이나, 화랑 같은 전문적인 분야에서 지목을 받은 일부의 작가들만 빛을 보게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작품성이 있는 작가가 주목을 받게 된다는 것은 철칙이긴 하지만, 더 많은 재능 있는 사람들이 발굴되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화랑은 오늘날 연예계의 기획사처럼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작가들을 선호합니다. 미술에 대한 소질이나 안목이 없는 일반은 좋은 작품을 소개받기위해서 이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는데, 이들도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돈 되는 작가들을 우선으로 추천하게 되겠지요. 거래된 작품들이 정말 훌륭한 것인지는, 판 사람도 산사람도 확신할 수가 없는 겁니다. 롯또 복권처럼, 알 수없는 미래가 가격을 받쳐주고 있다고 한다면 혹평이라고 하겠지요.

살 작품이 줄어들고, 보다 투자가치가 있는 작품을 요구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국작가들의 작품도 가져오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가져온 작품들이 정말 투자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제대로 검증을 거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결국 우물 안 같은 국내 미술시장에는 기형적인 거래만 무성해질 수가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시작도 무난하게 잘 성장한다면 다행이지만, 자칫 그나마 눈뜨기 시작한 대중의 관심을 시들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다 요즘의 불경기까지 겹치다 보니 상황은 아주 어렵게 돌아가고 있지요.
 
이: 일반이 생각한 것과는 달리 고통이 많은가 봅니다. 그렇게 척박한 환경이 되다보면 소질 있는 훌륭한 작가들도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겠습니다.

김: 이름이 알려지기 전까지의 무명시절에는 실업자나 마찬가지겠지요. 어쩌면 그보다 더 심할 수가 있습니다. 비싼 재료비까지 펑펑 써대면서 돈을 낭비하고 있으니까요. 청년실업자 수가 늘어나는 것에 부담을 가진 정부가 이 꼴을 보니, 영락없이 문제 집단인 것입니다.

그래서 전국에 미술대학을 줄이자는 안도 나왔다고 하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문화예술이 커다란 가능성을 가진 분야라 육성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성장에 필요한 탐구와 모색의 시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생계가 어려우면서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런 미래자원을, 어떻게 지원할것인가 하는 대책마련이 정부가 할 일입니다. 

어쩌다 척박한 환경에서 출중한 성공을 거둔 작가에게, 갈채를 보내고, 종이 상장이나 주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지금 기존에 있던 분야들에 IT기술을 적용하니까 놀라운 발전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성장에 한계를 맞이한 산업들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면, 그보다 더 나은 결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계의 인재양성 미래 산업의 경쟁력이다.

이런 인재들의 육성은 정말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라고 보는데, 정책은 거꾸로 갈 때가 많아요. 예능을 선택과목으로 돌려서 그 나마의 소양교육조차 미흡하게 만들어 놓으면, 인재양성은커녕 오히려 씨를 말리고 있는 격이겠지요. 미래를 향한 투자는커녕 미래를 죽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산에는 산삼도 양식을 하고, 바다에서는 고기들도 양식을 하는 판입니다. 사람이 재산이라고 하면서도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일에 무지한 것입니다. 어쩌다 올라오는 자연산(?) 꽃만 거두어들이는 식으로 해서는 경쟁이 되겠습니까?

이: 미래 산업이라고 까지 말하는 문화예술계의 인재양성을, 보다 더 체계적이고 긴 안목으로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김: 그렇지요. 일반적으로 어떤 분야든 발전을 시켜야 한다고 느낄 때마다 자주 쓰는 말이 저변확대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말은 할 때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학생들까지도 4학년 이상이 되면 벌써 학과공부에 시달리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이런 획일적인 교과과정에서 저변확대라는 말이 실현될 수 있겠습니까?

쓸 만한 인재는 가뭄에 콩 나듯 하는 것이지요.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과정에서 예체능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자신들이 과목을 선택해서, 주당 정해져 있는 이수시간을 이행하고 있어요. 

이: 어떻게 해야 이런 인재들을 길러낼 수가 있겠습니까?

김: 인식도 전환되어야 하고, 환경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저변확대라는 면에서는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만큼 기초 교육기관이 잘 정돈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기 때문에 이미 있는 조건을 활용하면 됩니다. 선택으로 되어있는 학과목에서 그 비중을 올려주는 것입니다. 평가방법을 다양하게 하면, 예능 과외로 비화되지는 않습니다. 학부모들의 교육비용에 부담을 주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지요.

답답하니까 궁여지책을 말해본 것이지만, 이런 것 말고도 공청회 같은 기회를 자주 하다보면 더 좋은 대책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다음으로는 미술 감상과 예술체험의 기회를 늘려주는 것인데요. 방과 후 학교를 활용하기도 하면 좋을 듯합니다. 인력은 교사를 지원하는 학생들이나, 재능기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사회진출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좋겠지요.

미국의 LA에 있는 게티 박물관은 석유재벌이었던 폴 게티가 재단을 만들고, 문화예술에 대한 자료들을 방대하게 전시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비용을 재단에서 감당을 하면서 일반에는 무료로 개방을 하지요.
미술전공을 하는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인들, 어린 아동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도 드물 것입니다. 옛날 왕실과 귀족들의 실내장식, 가구, 각종 세공품, 진품인 명작들과 도서들의 자료들은 그것을 보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크나 큰 자극을 주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가니까, 아예 한글 안내문도 만들어 놓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의 재벌들 중에서 미술관을 갖고 있는 곳도 있던데, 이런 미술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좋은 작품들도 게티의 구상처럼 개방을 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신들이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해준 사회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지금 우리나라의 그런 곳들은 가난한 화가지망생들이 쉽사리 접근도하지 못할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파악했다시피 실업자들이 많지 않습니까? 얼마나 자주 그런 좋은 그림들을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런 토양에서 위대한 작가들의 출현을 원한다는 것은 수퇘지가 새끼를 낳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당에 난 풀이 있다면 그것을 그냥 베어버리지 말고, 어디다 놓으면 유용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의 한 주에서는 미대학생들 둘을 한조로 해서 지역을 순회하며 봉사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쓰레기통 근처에 버려진 여러 물건들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적힌 메모를 그 물건에다 부쳐놓고 갔습니다. 주인들이 다시 그 물건들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되면, 쓰레기 배출량도 줄어들고 자원 활용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미대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청년실업자가 된다고 판단하기 전에, 이들의 진출을 돕는 길을 찾고, 어떻게 수용할까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 새로운 벤츠회사가 설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업 지원시스템처럼, 이런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방안도 다양하게 이뤄져야만 하겠군요. 우리가 바람직한 지원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김: 그것은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빠르고 유용할 것입니다만, 그림시장도 지금처럼 일차적인 단계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정부에서도 예산을 들여가며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관주도하에는 한계가 있는 일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 분야일 것입니다. 일정한 기준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 관의 생리이지만, 그런 획일성은 문화예술분야에는 가장 강한 맹독이 될 뿐입니다.

제일 유력한 방법은 민간의 발전에서 이루어져야합니다. 보다 전문적인 연구와 지원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 일에 종사할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도시발전 과정을 이 분야에다 적용해서 표현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그림시장은 일차적인 자연발생적 수준입니다. 물론 전문적인 간행물도 있고, 유능한 화랑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수는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아서, 많은 무명의 작가들에게는 꿈같은 무대일 뿐입니다. 게다가 몇몇 뛰어난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다수가 가혹한 평가를 피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일자리로서의 문화예술 분야는 밝은 미래가 있다.

진단은 의사가 하고 약은 약사가 지어야한다는 말과 같이, 작가는 자기 작품 활동에만 몰두할 수 있어야합니다. 이들이 자기 작품을 들고 어디서 어떻게 자신의 세계를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술 분야에서도 보다 차원 높은 전문적 지원 생태계가 형성되어야만 합니다.

미술시장의 발전을 위해 경영적 마인드도 적용되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생활수준이 높아진 오늘 날에는 다양한 개성의 시대이면서, 질 높은 교양습득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습니다. 발달한 소통수단을 활용한다면 다양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영마인드 말씀하셨는데 일반이 듣기에는 문화예술분야하고는 동떨어진 언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어떤 개념이겠습니까?

김: 그것은 동떨어진 개념이라고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사회가 그런 말에 익숙하지 못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어느 분야나 생존을 위해서는 경제개념을 제외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이야기 한 바처럼 문화예술, 그리고 그림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작품 활동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적합한 환경과, 유능한 사람들이 절실합니다.

공연과 전시를 종합적으로 구상, 제작해서 일반에게 이해하기 좋고 그래서 가깝게 하는 것이 이들의 일입니다. 당연히 경영적 기법과 연구, 활동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까닭에 자연히 이 분야에서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젊은이들이 미래를 걸 수 있는 좋은 일터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성을 놓고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도 드물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은퇴는커녕 그간의 경륜이 더 높이 평가받을 수 있고, 수많은 인적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축적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이: 그렇군요. 이상적인 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그런 역할들이 요구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그런 전문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기관이나 교과과목이 필요하겠습니다. 혹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을 더 해주신다면.
 
생에 처해있는 누구나 모두가 예술가다.

김: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려고한다면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일반이 손쉽게 접근하자면 연구목적으로나, 교양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 서적들도 나와 있습니다. 아주 “예술경영”이라는 제목을 달고, 풍부한 설명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 예술분야가 발전하자면 결국 그 무엇보다도 대중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참선의 깨달음에 선지식의 인가가 필요하다면, 작가들의 작품이 진정한 완성을 보는 것은 대중의 관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일반대중에게 첫째로 요구되는 것은, 각 문화예술작품들을 즐길 수 있는 안목의 성장이라고 할까? 감상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점수를 평가당하는 공부를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보고, 동참하고, 즐길 수 있는 감각이 깨어나면 된다는 것이지요. 전문가들의 활동 목표도 그것에 있습니다. 그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안내하고, 추천을 할 것이니까 말이지요.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한번 해보라는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경우는 백견이 불여일행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잘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어린 시절에나 해보았던 그 작업들을 즐겨보라는 것이지요.
누가 와서 점수를 매기거나 평가를 하지도 않는 일입니다. 자기 손이 가는대로 한번 해보면 그림과 예술작품들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동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집에 있는 아이들의 도구를 꺼내놓고 서투른 그림이라도 그려보십시오. 혹시 압니까? 자기 속에 감춰져 있던 소질이 눈을 뜨고 나타날지? 그렇게 해서 유명해진 작가들도 많습니다. 피카소와 쌍벽을 이루었던 한 작가는, 병으로 입원해 있다가 심심해서 시작한 그림으로 미술사에 남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없다는 사람들은 책방을 찾으십시오. 훌륭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과정을 사진으로 엮어놓은 것이 있습니다. 위대한 예술은 모방에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따라하다가 자기 스타일이 나오는 것이지요. 본격적인 도구가 부담이 된다하면 가볍게 수채화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이것도 잘하자면 끝이 없지만, 실수해도 종이 한 장이라는 느낌으로 달려들기에는 좋으니까요.

여기에도 좋은 교본들이 있습니다. 스케치를 가르쳐주는 책도 있고, 마음만 내키면 얼마든지 연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으로 다시 작가들의 그림을 보십시오. 한결 이해가 수월하고 감상을 넘어 작업에 동참하는 느낌까지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글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예의 출중한 경지를 이루는 것처럼 요원한 것 보다, 아름답게 재미있게 써보는 경험을 가져보십시오. 책과 소장하는 물건, 친한 이들에게 주는 선물에도 특별한 자기만의 글씨로 마음을 전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문양도 관심을 두고 연구해 보시고, 다른 문화권의 문양도 찾아서 응용해본다면 좋은 도안까지 곁들일 수가 있습니다. 창작은 자유롭고 무한한 세상을 열어줄 것입니다.

창작이 우리를 해방한다.

그간 우리나라 사회는 효율만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에서처럼 인간성이 증발된 삶을 살아 온 것입니다. 돈을 주고 사는 물건을 놓고 경쟁을 하는 것에서 무엇을 얻었습니까? 끝없는 비교와 경쟁으로, 지치고 상처만 받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삶을 참혹하게 먹칠하는 일일뿐입니다. 이제는 그것만이 사람의 삶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깨달아야 합니다.

숫자로 치환된 성과의 비교 속에서, 능률에만 내몰리며 사는 기계 같은 인간이 아니라, 피가 도는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문화예술은 괄호바깥의 사람들이나 하는 “돈 안 되는 짓”이 아니라, 이 시대의 우리가 회복해야할 인간성을 되찾아주는 소중한 수단입니다.

이: 네, 듣고 보니 저도 간단한 악기연주나, 물감놀이라도 한번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 일은 전문가가 아니면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제대로 못할 바엔 해서는 안 되는 일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저 즐기기 위해, 엉터리로라도 해봐야겠다는 것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돌아보면 너무 박제된 삶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고작 즐거움이란 것이 상업화된 상품을 사고, 돈을 내고 누리는, 그런 것이라고만 여기고 살았습니다. 말씀을 듣고 보니 그간은 불편한 줄 모르고 살았지만, 우리가 불행한 것이었습니다.

김: 그렇습니다. 예술이란 경직된 의식에 자율훈련을 하듯이 우리가 되찾아야만 할 기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돈만 벌기위해 사는 경제적 동물이나, 자판기 같은 기계는 아니니까요. 사실 미술은 심리학에서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목적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음악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어떤 보고서에는 특정한 질병에 효과가 있는 음악에 대한 연구가 발전 되어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연극의 경우에도 무의식의 저변에 숨겨져 있는 정신적 질병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해소시키기 위해 전문화 된 역할극, 혹은 사이코 드라마 같은 것도 있지요.

문화예술이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고, 서로 다르게 태어난 우리들 각자의 표현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우리 각자의 존재를 드러내고, 각자가 갖고나온 비교할 수 없는 존엄성을 실현하는 소중한 것이기도 하지요.
그간 돌아다닌 것을 계몽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면, 이런 인식전환과 서툰 첫 걸음을 자신 있게 시작하도록 권하고 용기를 주는 것이었을 겁니다.

이: 잘 알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화예술에 대해 인식전환이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저도 당장 실천을 하면서 함께 계몽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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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영 (young@newssunin.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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