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국악원 단원인 거문고 연주자 고보석(31)이 다음 달인 10월7일(화)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여섯 번째 독주회 <재 너머 풍류>를 통해 명맥이 끊긴 영남의 풍류를 되살린다.
흔히 ‘멋스럽게 노는 일’을 풍류라 칭하지만, 오늘날 국악계에서 말하는 풍류라는 것은 ‘영산회상’을 일컫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줄풍류' , 그 중에서도 대구 지역에 전승된‘대구향제줄풍류’가, 차세대 거문고 연주자로 손꼽히는 고보석의 손에 의해 되살아난다. 예전에는 곳곳의 풍류방을 통해 지역의 줄풍류가 전승됐으나, 지금은‘구례 향제 줄풍류’와‘이리 향제 줄풍류’정도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복원작업은 서봉 허순구 선생이 남긴 악보와 음원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해 서봉 선생의 아들인 허병천 씨가 이동복 전 국립국악원장의 해제를 덧붙여 <서봉국악보>를 발간했고, 평소 고악보에 관심이 많았던 거문고 연주자 고보석과도 연이 닿으면서 이번 복원연주가 성사되었다. 서봉의 풍류를 정식 무대에 올리는 건 고보석이 처음이다.
거문고 명인 서봉 허순구 선생은 매우 특이한 이력의 연주자다. 서봉은 삼성그룹의 창업자 호암 이병철 회장과는 처남‧매부지간으로, 이 회장과 함께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를 창업한 기업인이다. 서봉 선생은 은퇴 뒤에야 비로소 거문고에 매진했는데, 대구 금호강변에 정자를 지어 자신의 풍류활동을 이어나가는 한편 국악인들을 후원하는 일에 힘썼다.
이번 독주회 <재 너머 풍류>에서는, 서봉 선생의 줄풍류와 가곡이 함께 연주된다. 그동안 정식 무대에 선보인 적이 없었던 서봉 선생의 소리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거문고 소리의 폭을 확장해 온 고보석 연주자는 “서울 지역의 줄풍류와 비교하면 잔가락이 무척 화려하고, 흥을 돋우는 재치가 곳곳에서 느껴져서 듣는 재미가 있다”고 하며
“처음 서봉 선생의 연주음원을 듣고 몹시 설렜습니다. 거문고를 이렇게 잘 타는 사람이 또 있었구나, 하고 한참을 감탄했어요. 관객 여러분께도 제가 느꼈던 설렘, 감격을 안겨드리고 싶습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