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선인사회=이 훈영 기자]
은퇴 후에 사진작가 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전직 교장선생님이 있어 화제다. 조 용복 전 교장선생님은 모두 40여년간을 교육계에 몸담았으며, 12년간 경서중학교를 비롯하여 3개 학교에서 교장으로 재직하였다. 정부는 그런 교육일선에서의 공을 기려 국민 훈장 모란장을 수여한바있다. 교사로서의 첫 걸음은 서울대 사범대학을 마친 뒤, 서울사대 부속고등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문교부에서 8년 동안 장학사로 근무했으며, 동대문 여중을 포함 2곳의 학교에서 교감을 역임한바 있다. 은퇴 후에는 그간의 교육계에서의 경험을 살려 중학교 운영위원과 검찰청 형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진작가 생활을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는 중이다. 최근 삭막해지기만 하는 우리사회의 정서와 미래를 대비해야하는 교육계의 현안들에 대해 고견을 들어보고자 연락을 했고 흔쾌한 승낙을 받았다.
a.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요즈음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b. 옛날에 촬영한 흑백 사진을 칼라로 바꾸거나 훼손된 사진을 보정해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컬러로 보정하여 이미지를 올려주고 있지요. 경제적 여 력이 부족한 분들의 부탁이 많습니다. 대개 영정사진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촉박하면 늦은 밤이라도 작업을 해서 보정해드립니다. 한 번은 병상에 계신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부탁받았는데 환자복을 정장으로 바꾸어 드렸어요. 생전처음 정장을 한 아버지 사진을 보고 고마움을 표해왔습니다.
a. 그 외에도 다른 봉사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b. 네, 마포 성사중학교에서 학교 운영위원과 서부 검찰청 형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 습니다.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일들에 대해 경험자로서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검찰청에서는 생활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많아요. 사건 발생당시 현장에서 어느 한쪽이 사과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소한 다툼이, 감정이 앞서서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소송으로 인한 후유증을 고려해서 서로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도록 중 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a. 화제를 바꿔서 교육에 대한 질문을 몇가지 하겠습니다.
재직 중 보람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b. 40년간 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으로 근무하며 여러 가지일을 겪었습니다.
제가 교장으로 재직할 당시, 전교조가 막 시작하는 시기였어요. 젊은 교사들은 전교조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일부 오염된 동료교사의 말만 믿 고 동조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올바른 교육관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 습니다. 또 전교조에서 “교사도 노동자”라는 주장에는 “스승보다 노동자가 된다고 봉급이 인상되는 것도 아닌데,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되기보다는 스승으로 대우받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라고 계속 설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들 중 극히 일부교사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상당수 페스탈로치와 같은 참 된 교육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그 활동이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체 선 동을 당하고 있었지요. 처음에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던 교사들이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교육에 매진하며 긍지를 찾는 것을 보고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a. 오랜 세월 교육계에 종사해 오셨는데 평소 선생님의 교육관은 어떤 것입니까?
b. 인간이 무엇인가? 인간의 올바른 생활 태도란 마치 팽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팽이는 힘을 가하면 서서 돌지요. 도는 힘이 약할 때 힘을 가하면 다시 왕성하게 돌지요. 이처 럼 항상 왕성하게 서 있는 게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라 합니다. 신생아는 스스로 필요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젖 먹을 때를 잘 살펴보세요. 곧잘 먹다 가도 제가 싫으면 더 이상 빨지 않고 입에 남아있는 젖마저 뱉어버립니다.
걸음마를 처음 시작할 때도 그렇습니다. 앞에서 못 가게 막아도 걸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의지가 뚜렷한데, 스스로 삶을 살려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도 이와 마찬가지로 신생아가 지니고 있는 그런 마음가짐을 북돋워줘야 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비록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게 되고 어디에 던져놓아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내재하는 생명력을 일깨워서 올바르게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교육이 할 일입니다. 하바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 지식은 30% 정도 역할만 했고 70%는 인간됨됨이 즉, 인간의 올바른 자세와 그로인한 인간성이 더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뜻을 바로 세우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자세만 제대로 갖추고 있으면, 비록 스펙이 부족하더라도 자기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 최근 사회적으로는 자살과 폭력, 가정 파괴등 강력범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일어나는 집단 괴롭힘과 폭력도 심각하고 그 후유증이 심각한데,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b 사람은 귀한 존재입니다. 너와 나 모두가 귀한 존재들입니다.
학생들이 “각자가 귀하다”라는 올바른 인생관을 갖도록 교육을 해야 합니다.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인간 본연의 자세에 대한 성찰이 등한시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학생들이 스스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 나아가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도록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 자신감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고 남을 괴롭히는 반사회적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또 역할 모델이 될 만한 인사들이 들려주는 강의는 학생들 스스로 발상전환을 하게 할 수도 있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 힘을 길러줄 수도 있습니다. 인생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적절한 한마디의 말에 진로를 새롭게 선택하고 성공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a.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선 어떤 대책이 있겠습니까?
b. 학교 운영위원과 형사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교에 유약한 한 학생이 있을 때, 대부분의 제대로 된 친구들은 옆에서 도와주려 합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핍박받고 자란 학생은 그 학생을 괴롭히면서도 “나는 별로 괴롭힌 게 아니다”라고 말해요. 상대방의 아픔을 전연 모르는 거예요.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자기도 고통을 느낄텐데, 그런 경험을 해본 적도 없고 시야가 좁아서 역지사지할 줄을 몰라요. 이런 학생들에겐 역할극이 필요합니다. 역할극을 통해서 역지사지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a. 올바른 인생관을 갖도록 하려면 어떤 교육이 필요 하겠습니까?.
b. 산업사회에서 학교교육이 생존을 위한 지식 위주로 흐르는 것을 어찌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지식은 어디까지나 수단에 지나지 않고 삶의 행복은 결국 올바른 인간성에 기초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나는 어디에서, 왜 와서, 어떻게 살다가. 어디로 가며. 무엇을 남겨 놓을 것인가를 성찰하는 교육, 즉 인간 존엄성에 대한 교육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도덕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도덕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어떤 것이 인간다운 삶이며 자신을 위한 삶이냐를 깨우치게 해주는 것이지요. 도덕 교육은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몸에 배어 실천하도록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많이 배운 사람들 중에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은, 가슴으로가 아니라 머리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교육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우리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a : 21세기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구촌이 하나로 통합되어 새로운 시대가 전개되고 있 습니다. 이런 버거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b : 일찍부터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
교육계에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시되는 교육이 이미 도입되고 있습니다. 실험의 과정 과 토론을 중요시 여기며 창의력을 길러주는 내용으로써 아주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이런 노력으로 창의성을 북돋아주는 교육시스템이 정착되고, 인재들을 길러내야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며 나라가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a. 경제 안정과 통일 등, 역사적인 과제를 많이 가진 우리 사회에서 공교육이 나아갈 방향 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또, 변화가 필요하거나 시급히 바뀌어야할 것이 있다면?
b. 제일 먼저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이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등한시하고 과외에만 의존하는 교육 형태는 주객이 전 도 된 것입니다. 이는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않고 약으로 건강을 유지하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사가 주가 되고 약은 필요할 때만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약이 아무리 효력이 있어보여도 이것에만 의존하면 결국 자생력이 없어지고 건강을 잃 게 되고 맙니다. 교육정책을 바꾸어 교육제도를 정상화해야 합니다.
a.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우리 “선인사회”에서 천명하고 있는 뜻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그런 내용으로 정리된 내용이 있어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수천 년을 이어온 전통문화가 이질적인 문화와 접하게 되고 사고와 가치관의 차 이는 도처에서 충돌하며 상호 이해의 대 화합을 이루어내야 하는 큰 과제가 되고 있고 세대 간의 의식차이 역시 오랜 전통적 가치에까지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게다가 비대해진 삶의 도전들 앞에서 개인의 대처능력은 왜소하고 무력합니다.지금 우리는 풍랑이 일어난 큰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 배처럼 안정된 삶을 이루지 못하 고 있습니다. 문명적으로 위대한 사회를 살아갈 현대인들에게는 보다 더 위대한 정신문화의 창조가 시급 하며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것입니다.더욱이 남북통일과 통일 이후의 사회적 융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는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이러한 역사적 과제를 풀어갈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도록 교육 정책이 입안되고 그에 따라 교육제도도 변해야 할 때입니다.“(선인사회에 실린 글에서 부분발췌)
a. 요즘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취직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주셨으면 합니다.
b. 인생은 깁니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사회나 국가나 국제사회나 모두 부침이 있습니다. 너무 현실에 얽매이지 말고 능력을 계발하며 노력하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얼마든지 있고 할 일도 많습니다.
“나는 사랑받기위해 태어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니까 태어난 것 아니겠어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면 됩니다. “나는 뭐든 할 수 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딘가 반드시 있다. ”라고 생각하며 평소 철저히 준비를 하고, 강한 의지를 갖고 뜻을 펼쳐나가면 틀림없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a. 진로 설정, 전공 선택을 잘 못하기도 하고 한번의 실수로 죄절하고 방황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청소년들도 많은데 이들을 위해서도 좋은 말씀을 주셨으면 합니다.
b. 사람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한다고 합니다. 잘못을 깨닫고 방향을 바꾸면 됩니다.하느님(신)은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에 더 큰 문을 열어주신다고 합니다. 사는 동안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무수히 많은데,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사람이 적은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 중에 고난을 겪지 않은 사람이 있었습니까?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에서 교훈을 얻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꿈을 이룹니다. 그 유명한 나폴레옹도 다섯 번 싸우면 네 번은 패배하고 겨우 한번을 이겨서 전쟁 영웅이 되었습니다. 좌절하지 말고 항상 도전 정신을 가지고 부딪쳐 나가야 합니다.
a. 교육 현장에서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b. 교사는 스승입니다.
젊은이에게 올바른 인생관을 갖게 하고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도록 지도해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제자들이 사회의 일꾼으로써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볼 때, 스승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이보다 행복한 것이 없습니다. 큰 보람과 인생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르치는 것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많은 노력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야기하나 더 들려주고 싶군요. 제가 학교장으로 부임할 때마다 교무실에 액자 하나 만들어 걸어 놨어요.“敎學相長(교학상장)”이라고, 가르치고 배우며 서로 발전한다는 뜻인데 저는 회의 때마다 교사들에게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호응이 없었지만, 점점 자신의 발전에 시간을 투자하는 교사가 늘어나더라고요. 교사들도 쉬지 말고 능력을 개발해야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고 유능한 교사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교무부장으로 6년 근무하는 동안 겨우 맡은 업무에만 전념하고 있었을 때, 새로 부임한 모 교감 선생님이 수시로 격려의 말씀을 해주신 덕분에 장학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후진을 성장시키려 노력하시던 그 교감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은, 제 가슴 깊이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이 따뜻한 경험으로 인해 훗날 제가 교감이 되었을 때, 모범적인 후배가 나타나면 그가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였습니다. 제가 정년이 될 때까지 유능한 교사들이 더 넓은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이끌게 된 동기가 되었지요.이제 많은 후배들이 교육 전문직에 봉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인생의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a, 긴 시간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젊은이들과 교육현장의 선생님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겠습니다.
이 훈영 기자 young@newssun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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